우리구 건설현장 가림벽에 지역 이미지를 담은 그래픽을 공모해 설치하고 있습니다. 의도는 좋습니다. 삭막한 공사장을 덮고, 도시의 이미지를 살리려는 취지니까요. 그러나 현재 적용된 디자인은 과연 ‘미관 향상’이라는 목적에 부합할까요?
1. 미관 향상의 기본 – 주변 환경과의 조화
도시미관을 살린다는 것은 단순히 색을 많이 쓰거나 강하게 대비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주위 환경과 어울리고, 시각적으로 부담을 주지 않으며, 거리를 지나는 사람에게 편안함을 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하지만 현재 동작구의 그래픽은 주변 건물, 도로, 가로수 색감과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알록달록한 색의 조합은 오히려 시선을 분산시키고, 배경이 되어야 할 거리 풍경을 가립니다.
2. “알록달록 = 예쁨”이라는 착각
디자인에서 색은 강력한 도구지만,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색의 조합, 대비, 배치, 여백, 형태가 모두 균형을 이뤄야 ‘아름다움’이 완성됩니다. 현재 그래픽은 색의 강도와 모양의 단순화만 강조되어, 무엇을 전달 하고자 하는 내용도 잘 안보이고 눈에 거슬립니다.
결과적으로, 도시미관을 높이기보다 시각적 혼란을 초래하는 상황입니다.
3. 장기적인 도시 브랜딩 관점 부재
도시의 그래픽은 단발성 이벤트나 단순 홍보물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도시 이미지를 쌓는 ‘브랜드 자산’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처럼 일시적이고 과장된 색채 사용은 금방 촌스러워지고, 오히려 도시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 *사진을 함께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이 방식은 서초구에서 먼저 시행했는데, 실제로 비교해 보면 서초구 그래픽과 동작구 그래픽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